승리에 대한 갈망과 도전은 끝이 없다
미아 햄 Mia Hamm의 경력을 살펴보고 싶다면 축구장을 돌아보기보다는 사무실 책상에 있는 컴퓨터를 켜 검색을 해보는 게 나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여자축구팀 감독이자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앤슨 도런스 Anson Dorrance의 말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런스는 2학년 학생들에게 항상 “햄의 골이 이번 시즌에는 어떻게 터질까?”라는 간단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매학기를 시작한다.
햄이 스포츠에 빠져들어 탁월한 성적을 거두게 된 원동력은 어린 시절 남자아이들과 야구에서부터 축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운동을 같이하면서 생겨났다.
말로 토머스 Marlo Thomas가 쓴 『시의적절한 말 The Right Words at the Right Time』이라는 책에서 햄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최고가 되고 싶다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왔다”고 밝혔다.
햄은 도런스에게서 어떻게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 배웠다. 그녀는 “말로는 모든 것이 쉽고 간단하다. 하지만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최고가 되기 위해 축구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 말한다.
햄은 “여러 사람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 우뚝 서는 일은 신나기도 하지만 힘들고 겁이 나기도 한다. 그 이유는 그저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최고가 돼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과정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타고난 골잡이
1972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태어난 그녀는 “집중력은 승자를 다른 사람과 구별하는 유일한 것”이라는 자신의 평소 입버릇처럼 강한 승부근성, 꾸준한 훈련, 철저한 식단관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보다는 팀을 위해 뛴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었다.
햄은 애런 하이페츠Aron Heifetz가 집필한 전기 『골을 향해 뛰어라: 축구와 인생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챔피언의 안내서 Go for the Goal : A Champion’s Guide to Winning in Soccer and Life』에서 “목표를 정하는 것은 확실히 성장과 성공에 도움을 준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무엇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하나?”라고 반문한다. 햄은 또 이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저 모호하게 골을 넣는다는 생각만 하는 데 반해 나는 경기마다 몇 골을 넣었는지 기록해 가며 내가 넣은 골을 성공시킨 과정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Sports Illustrated>는 햄을 가리켜 “역사상 최초의 여성 스포츠 스타”라고 불렀다. 실로 햄이 여성 스포츠계에서 세운 기록은 독보적이다. 지난 1992~1994년 연속으로 미국 국가대표팀에 뽑혔고 1994~1996년 미국여자축구협회가 선정한 그해의 최고선수로 선발되기도 했다. 또 1998년과 1999년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이 선정한 여성 스포츠 분야 최고상인 에스피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햄은 이런 수상기록을 개인적인 영예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그것은 팀 동료들과 함께 이룬 업적이다. “이런 성공은 개인적인 성공이라기보다 우리 팀 모두의 업적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 것도 성공의 비결 가운데 하나”라고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실제로 햄이 세운 신기록 가운데는 고도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팀이 같이 거둔 성적도 많다. 1996년 올림픽 금메달을 비롯, 햄은 미국 국가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이 정상에 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팀 동료가 없었다면 나는 한 골도 기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팀 동료들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햄은 모든 분야에서 팀워크는 팀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며 팀원 간의 선의의 경쟁이 그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었다.
“나는 코치가 우리를 경쟁하게 만들까, 아니면 내가 그들을 분발하게 만들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하곤 했다. 한 팀의 구성원으로서 서로간에 분발할 수 있게 격려하고 자극하는 집중력과 단호한 결심을 가지는 것은 일종의 책임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수들 스스로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최고의 기록을 세우며 팀을 승리로 이끈 햄은 팀원들에게 우리는 최고라는 자기만족 속에 안주하는 걸 절대로 허락하지 않았다. 햄은 언제나 동료들에게 경고했다.
“지나친 자신감이나 편안함을 찾지 말라. 이런 것들로 인해 우리보다 약한 상대가 치고 들어와 언젠가는 우리를 무릎 꿇게 할지도 모른다.”
햄은 또 “일단 힘든 과제를 끝내면 다시 도전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지만, 사실 매번 할 때마다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최고가 되는 것보다 최고로 남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스스로 강한 신념을 가지는 것 외에도 그녀는 다른 선수들의 장단점도 잘 분석했다. 녹화된 경기 장면을 보면서 햄은 “실제 경기를 하지 않고도 실력을 키우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햄은 “축구선수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꼭 해낸다는 집념이며 경기에 승리하기 전에 먼저 반드시 이긴다는 신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팀의 브랜디 채스테인 Brandi Chastain도 “미아는 언제 패스를 하고 언제 기회를 잡을지 잘 알고 있다”며 햄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
경기 중 기쁨을 표시하는 것도 햄의 성공비결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이기고 나서 그걸 축하하는 걸 사양해선 안 된다. 오늘 한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면 열정이나 신념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취를 축하하되, 매번 이길 때마다 다음 목표를 점점 높게 잡아야 한다.” 또한 그녀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개인의 활약이 아무리 눈부시다 한들 팀에 대한 긍지가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미 진 경기에서 세 골을 넣는 것으로는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없다. 결국 팀이 이겨야 나도 이긴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이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을 거둘 것이다.”
축구선수가 지켜야 할 황금률
햄은 스스로를 승리에 중독된 사람이라고 말하긴 하지만, 최소한 지켜야 할 스포츠맨십이 뭔지는 알고 있다. 간혹 감정이 격해져 거친 플레이를 할 때가 있어도 햄은 항상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준수한다. 특히 경기 중 상대 선수를 대할 때, “남보다 열심히 경기하고 팀의 일원으로서 승리하면 한껏 자축하되, 이미 메달권에서 벗어났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 주라는 것입니다.”
햄은 “골을 넣고 싶다면 올림픽이든 국가대표 대항전이든 상관없이 골을 넣겠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승리는 어떤 것이든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며, 챔피언이 된다는 것은 결코 끝나지 않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책에 썼다.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선수라는 칭송을 들으면서도 햄은 아직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은 나를 최고의 여자축구선수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직 멀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는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참조: 테니스 참피언 존 매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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